나머지 얘기들(2)2013.09.17 15:15

예리한 분들은 아실 지 모르겠지만 

내 블로그 주소 pizzaboy917.tistory.com의 917은 내 생일이 9월 17일이라는 뜻이다.


사실 나는 내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냥 어느 가을 날의 하루일 뿐.

굳이 남에게 알리지도 않고, 티내서 챙겨주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래도 귀국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생일이니 만큼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다.



생각난 김에 오늘은 2년 전의 내 생일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2년 전의 나는 네팔의 '박타푸르'라는 유적지를 감상한 후 (여기는 나중에 짧게 올리도록 하겠다.)

카트만두로 돌아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Muscat, 영어로는 '머스캣'이라고 발음하던데...)에 가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렇다면 나는 왜 내 생일에 비행기를 타기로 마음먹었을까?



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생일에 지상에 붙어있는 것 보단 비행기를 타면 조금이나마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마침 경로상 이동 시기도 저 시기였기에 나에게 주는 작은 생일 선물로 내 생일을 선택한 것이다.


뭐 굳이 비행기가 아니라 아무런 이유 없이 9월 15일, 16일, 17일, 18일, 19일 중에 고르라면 

나에게 익숙한 17일을 골랐을 테니까.


그런 이유로 여행사에서 네팔 카트만두 -> 오만 무스카트 비행기를 예약할 때 17일을 선택한 것이다.





카트만두 공항은 상당히 심플하고 오래된 것 같았다.





일행 모두가 네팔 관광 기념 모자를 쓴 관광객들 사진 한 장 찍어주고,



공항 안으로 들어가니 간소한 공항이. 공항 건물이 빨간 벽돌로 만들어져있다는 자체가 센세이션...





게다가 세계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들은 모두 아날로그 시계...?!




어쩌겠는가 네팔이 못 사는 나라니까 그런 것을...





그래도 생전 처음 들어보는 오만항공 비행기를 타보는 게 기대되긴 한다.

(네팔항공이 아닌게 어디야)





저~기 내가 탈 비행기가 보인다. 


15만원 가량의 저렴한 금액의 항공권이지만 저가 항공이 아닌 좋은 항공사일 거란 예감이 들었다.




22kg나 나가는 나의 무거운 배낭도 저 안에 들어있겠지?



뒤로 먹구름이 끼었는데... 설마 생일인데 무슨 일 있겠어? 무사히 도착하겠지?




엇?! 그런데...




이 친구들은 안나푸르나 트레킹 때 만났던 독일 커플?!


신기하고 반가웠다.


어떻게 열흘 전에 만났던 친구들을 여기서 다시 만나지?! 같은 비행편에서 말이다..!!




오만항공 탑승 기념 셀카를 찍는데...



뒤에서 보고 있었잖아?! 하하





그래서 그냥 같이 찍어버림ㅋ




비행기는 이륙하여 카트만두 상공을 지나기 시작했다.



처음 광경은 여느 도시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높은 건물들이 없는 그런 가난한 도시라는 것 외엔.




그리고 다가올 광경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친구들이 넋을 잃고 창 밖을 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으니...




우리는 히말라야 산맥 위를 날고 있었던 것이다!


얼핏 보면 그냥 구름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구름이 아닌 우뚝 솟아있는 설산을 볼 수 있다.






비행기 타면서 이런 광경은 처음! (은 아니다 사실. 나중에 안나푸르나 트레킹 얘기 할 때 보여주기로.)





이렇게 넋 놓고 창 밖을 구경하다 보니 이제 기내 서비스를 제공받을 시간이 되었다.




저 구르마(?) 안엔 뭐가 들었을까 설레는구나.




어느덧 해가 지고...




드디어 내 앞으로 온 저 구르마!




다 먹어버리겠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진짜다.)





처음엔 소소하게 가벼운 스낵으로 시작했는데...



이에 곁들일 음료를 제공하기 시작한다.



원래는 하나 고르는 것일 테지만... 욕심 많은 나는 하나 하나 다 달라고 해보았다.




sprite, 오렌지주스, 우유, 위스키.



그런데 이걸로 만족하면 되겠는가?!


오늘은 무려 내 생일이다! 이렇게라도 마음껏 즐겨야했다!





이렇게 하나 하나 추가하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나 많이 모였다!


너무 많아서 정확히는 기억 나지 않지만... 

진토닉, 토마토주스, 레몬에이드 음료, 얼음까지 추가하여 8가지나 시켰다! 



승무원에게 내 생일이라고 했더니 믿질 않아서 여권까지 꺼내서 보여주었더니...



이렇게 사진까지 찍어주고, 참 친절한 승무원이 아닐 수 없구나!




이렇게 만난 것도 신기한 인연이다. 독일 가면 꼭 만나야지~




혼자 즐기는 생일을 뒤에서 도촬당했다.


이렇게 나만의 생일 파티를.. 아니 승무원과 독일 커플까지 무려 3명이나 생일을 축하해주는 가운데 

비행기 안에서의 색다른 생일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뭐 나름 기분 만끽하려고 다 시켜봤는데...


뒤이어 기내식이 나온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나보다.




배도 부르고 간이 테이블도 정신 없어졌다. 말 그대로 간이 테이블인데 말이다. 




그렇다고 또 안 먹을 수가 있나. 내 생일 만찬인데 말이다.



치킨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veg'는 또 어떤 맛일지 궁금하여 하나 더 추가!





막상 열어 보니 똑같은 맛인데 치킨 대신 두부로 바뀌었다는 것이 전부.




뭐 그래도 깨끗이 다 먹어주었다. 냠냠.. 꺼억....





술이 좀 들어가긴 했나보다. 위스키랑 진토닉까지 마셨으니.... 기분도 업 되고..!




이렇게 성대한(?) 생일파티나 했는데도 시간이 좀 남았기에 눈 좀 붙이려 하니...



카트만두-무스카트 노선은 원래 사람이 많이 타지 않는 편인 것 같다. 뒤에 자리가 많이 남아있었다.



아예 이렇게 좌석 3개를 차지하고 누워서 자는 사람들도 종종 있어서




나도 아예 자리를 찾아 드러누워 버렸다.




그런데...




내가 자는 새에 승무원이 이렇게 담요까지 덮어주었다! 안 그래도 좀 춥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참으로 친절한 항공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착륙할 때가 다 되자

내 생일인 것을 기억하는 승무원이 생일 선물이라고 스낵 3개를 따로 챙겨주었다! 

아니 이렇게 세심할 수가...!!



눈물 날 정도의 서비스였다.


오만항공 정말 좋은 항공사!






그렇게 3시간 정도의 여정을 마치고 드디어 무스카트 공항에 착륙!




히말라야의 높은 고도에서 마셨던 물은 지상에 오니 대기압 때문에 이렇게 찌그러져 있었지만




나는 성대한 생일파티와 잠깐의 꿀잠, 그리고 오만항공의 친절한 서비스로 얼굴이 활짝 폈다!





hey guys, 독일에서 보자구! 몇 달 후를 기원하며 일단은 작별인사를 하였다.








*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미국의 어느 기업이 평가한 전세계 항공사 순위.


오만에어가 15위나?! 리스트에 올리지도 못한 수 많은 항공사들보다 좋은 항공사였다!




** 내가 네팔을 뜬 지 만 하루만인 2011년 9월 18일, 

인도 북동부와 네팔에 지진이 일어나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내 생일에 비행기를 탄 건 다행이었지만... 

불의의 피해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귀국 열흘 전이었던 작년 내 생일은 정말 조용히 지나갔다.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태국의 어느 다이빙센터였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굳이 얘기하지 않았다.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 축하받는 것도 어색할 것 같고... 뭐 하여튼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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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현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ㅎㄱ

    ㅋㅋㅋㅋ15만원짜린데 서비스가 엄청좋네 ㅋㅋ

    2013.09.17 15: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상현

    이불 덮고 사진 찍은거 나중에 연출 한거지?
    스튜어디스가 사진까지 찍어 줬을리 없자나.. ㅋㅋㅋ
    그건 그렇고 정말 엄청나게 먹는구만.. ㅋㅋ

    2013.09.29 17: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ㅋㅋㅋ 스튜디어디스 불러서 찍어달라고 했죠... 근데 진짜 덮어준 건 맞아요 ㅋㅋ

      저땐 그렇게나 먹어댔죠 ㅋㅋ

      2013.10.05 21:17 신고 [ ADDR : EDIT/ DEL ]
  3. 비밀댓글입니다

    2014.02.03 13:57 [ ADDR : EDIT/ DEL : REPLY ]
    • 와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한 번 다시 읽어보게 되고 즐겁네요!! ^-^

      2014.02.27 22:58 신고 [ ADDR : EDIT/ DEL ]
  4. 오오 저도 히말라야 산맥 위를 비행기로 지나가보고 싶네요ㅠ 높긴 정말 높나봐요 ㅠ 비행기타고 가는 도중에도 저렇게 우뚝 솟은게 보이는걸 보니+_+

    2014.07.01 18: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