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얘기들(2)2013.09.02 23:07


2012년 1월 4일 저녁, 베로나에서 친퀘테레(라 스뻬찌아 역)로 가기 위한 여정은 멀고도 험했다.




인도에서 탄 34시간 반 짜리 버스는 그래도 환승 없는 단일 노선이었지...



그에 비하면 이 여정은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귀찮게 했는데...



우선 저 여정표를 차근 차근 살펴보자...!


1) 베로나 기차역 21:04 출발 --(기차)--> 볼로냐 기차역 22:25 도착


2) 볼로냐 기차역에서 2시간 20분 가량 대기


3) 볼로냐 기차역 00:46 출발 --(기차)--> 빠르마 기차역 02:09 도착


4) 새벽 한 복판, 빠르마 기차역에서 2시간 40분 가량 대기


5) 빠르마 기차역 04:52 출발 --(버스)--> 포르노보 기차역 05:57 도착


6) 이번엔 쉬는 시간 없이 버스에서 바로 기차로 환승


7) 포르노보 기차역 05:33 출발 --(기차)--> 라 스뻬찌아 역 07:22 도착



이를 지도상에 그려보면 이렇다.


(이탈리아 북부 지도)



그럼 1번 과정 부터 7번 과정 까지를 하나하나 열어 보자.




1) 베로나 기차역 21:04 출발 --(기차)--> 볼로냐 기차역 22:25 도착


시작은 좋았다. 우리의 밤을 든든하게 해 줄 1유로 짜리 햄버거를 4개인가 사서 출발!




나와 생사고락을 함께 한 이 놈 역시 몸을 뉘이고.



과자를 안주 삼아 맥주 한 캔 씩 하고 눈 좀 붙이고 나니 




그러고 나니 어느새 도착하여 승객들이 내린다.




그러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2) 볼로냐 기차역에서 2시간 20분 가량 대기



플랫폼에 도착한 우리는 어디서 2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낼까 고심하였다.




우리 같은 승객을 위한 대기실이 있긴 했지만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아 우리 자리는 따로 없었다.




다른 대기실은 꽤나 여유로웠지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인해 역 로비에서 대기하기로.




훨씬 밝은 분위기에서 명랑하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




배낭으로 자체 의자를 만들면



이렇게 앉을 수도 있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후 우리가 한 일은....





노트북으로 <무한도전> 감상하기!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힘든 줄도 모르고 말이야.



사실 이 시점에서 힘들다고 하긴 이르다.



아직도 머나먼 여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3) 볼로냐 기차역 00:46 출발 --(기차)--> 빠르마 기차역 02:09 도착


야간 식량으로 마련해 둔 1유로짜리 버거와 스트라이트.




이 놈이 없었으면 그 일정을 어떻게 소화했나 몰라...



이 구간은 1시간 20분 남짓한 짧은 구간이라 꽤나 금방(?)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는데....



4) 새벽 한 복판, 빠르마 기차역에서 2시간 40분 가량 대기


시간이 시간이니 만큼 2시간 40분을 뜬 눈으로 지새울 순 없었다.


특히 친퀘테레에 도착하여 숙소를 잡는 것이 아닌, 

당일치기로 관광 후 밀라노로 움직일 예정이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리하여 잘 만한 장소를 찾아 하이에나처럼 눈에 불을 켜고 나서야 했는데,

피곤해서 눈에 불은 못 켰지만 꽤나 좋은 장소를 찾았다!




대기실이긴 대기실인데 불 끄고 침침한 그런 대기실.




승객인지 노숙자인지 모를 이 분들도 잘 주무시고


같이 있던 규빈이 형도 세상 모르고 쿨쿨 잘 자는데..



나는 도저히 편히 잘 수가 없었다. 


어딘가 눕긴 누웠는데 자리도 불편했고, 무엇보다도 신변 보호에 온갖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니...


눈은 감았지만 '뭔 일 일어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잠깐 눈 붙인 정도였다.





5) 빠르마 기차역 04:52 출발 --(버스)--> 포르노보 기차역 05:57 도착



이 새벽에 웬 버스냐구? 


나 역시 처음에 여정표를 받으며 설명 들을 때에도 대체 이 autobus는 무엇인가 생소했었다!


기차역에서 기차역으로 가는데 기차가 아니라 버스를 타고 가라고?!




설명을 듣고 보니...


원래는 이 구간 역시 기차로 이동해야 하지만 철로 사정때문이었는지, 

임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는 것이었다.





일단 타야 하니 타러 갔다.


하마터면 타는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하여 놓칠 뻔하기도...




다행히도 찾았다!




두 배낭을 짐칸에 싣고는




무사히 안착!




마지막으로 남은 식량을 해치우며 그렇게 새벽을 불태웠다..




6) 이번엔 쉬는 시간 없이 버스에서 바로 기차로 환승




역으로 들어가 기차 타러 가는 길




이번 기차는 그래피티도 입혀져 있고 독특했다.





7) 포르노보 기차역 05:33 출발 --(기차)--> 라 스뻬찌아 역 07:22 도착

 



재밌는 외관만큼이나 내부 역시 알록달록하고 화사한 분위기 였는데




사실 피곤해서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기차 안 조명이 너무 밝아 모자로 눈까리 가려줘야 좀 잘 수 있었다.




승객이라고는 우리 둘 밖에 없던 그 열차.






그렇게 날이 밝아오는 가운데 우리의 목적지인 라 스뻬찌아 역에 드디어 정차!!!!!!





끄아!!! 날이 밝아 온다... 피폐해진 정신도 조금은 맑아지는 것 같다.




'다섯 개의 마을'이라는 뜻의 친퀘테레.




기차역 나가는 길.




멀리서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보니 기분이 한결 상쾌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와야 했는데,




친퀘테레 관광에 대한 정보도 얻어야 했지만 무엇보다도...







화장실에서 정비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역시 밤샘은 힘들어...



말 그대로 '극한의 환승 작전'이었다.




'나머지 얘기들(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일주 그 이후...  (10) 2013.10.05
비행기 안에서 생일파티!  (8) 2013.09.17
극한의 환승 작전  (8) 2013.09.02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  (2) 2013.08.30
물의 도시 베네치아  (11) 2013.08.27
Posted by 신현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정말 정신없는 환승의 연속이로군요. 시간도 참 애매하게 가운데 가운데 비어버리구요...정말 고생하셨겠어요;;

    2013.09.03 03: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다음편도 얼른 써주세요^^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2013.09.12 10: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ㅎㄱ

    아으 나도 라스페찌아 갈때 이랫는뎈ㅋㅋㅋㅋㅋ 친퀘테레 애인이랑 안가도 재밌음?

    2013.09.17 15: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상현

    포스는 너나 노숙자나 비슷한거 같은데?

    옷이 좀 더 깨끗한가? ㅋㅋㅋ

    2013.09.29 17: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